3월이면 밴쿠버는 완연한 봄이 되지만, 스키장들은 여전히 한겨울입니다.
보통 4월 초순까지 스키장들이 여전히 문을 열고 있는데요, 덕분에 봄날씨를 즐기다가도 겨울이 그리워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겨울로 돌아간 것처럼 아름다운 겨울 풍경과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요.
유명한 휘슬러는 물론이고 그라우스, 시무어 등 여러 스키 리조트들이 밴쿠버 권역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저희 가족은 그 중에서 시무어를 자주 가는 편입니다. 휘슬러는 조금 거리감이 있고 숙소가 워낙에 비싼 편이라서 부담스러워서 손님이 오실 때나 가끔 가는 듯 싶고요, 만만하게는 그라우스와 시무어인데, 그라우스는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스노우 타이어가 필요없어서 그런 면에서 장점이 큽니다. 시무어는 가족 소유의 리조트인데 연식이 오래된게 확 느껴지지만 좀 아늑하고 약간 더 저렴한 장점이 있어요.
캐나다 밴쿠버는 대략 3월 중하순에 봄방학을 2주간 하는데요, 이때를 맞아 리조트들은 너나할 것 없이 봄방학 스키 캠프를 열어요. 5일 짜리도 있고 주말에만 하는 2일짜리도 있습니다. 보통 2-3시간 진행하게 되고, 스키(또는 스노우보드) 장비 렌탈이 포함된 금액과 포함되지 않은 금액으로 나뉘어 예약을 진행합니다. 5일짜리는 대략 500-600불 사이인 듯 싶고, 2일짜리는 대략 250불 언저리예요. 하루에 120-130불 정도면 나쁘지 않습니다. 아참, 이건 시무어 리조트 기준입니다.
내 아이를 시무어 리조트에서 하는 2.5시간 스키 캠프에 데려간다 했을 때, 그 날 하루가 어떤 느낌으로 준비되는지 한번 나열식으로 적어볼게요~. 제 아이는 12:45pm 에 시작하는 캠프를 등록했기 때문에 그걸 기준으로 적어보겠습니다.
* 집에서 출발
* 캠프 시작 45분 - 60분 전에 도착 (하라고 리조트에서 보내주는 메일에 적혀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차량 검문(?)이 두 번 있는데요, 한번은 차량 타이어가 윈터/올웨더인지 확인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무슨 목적으로 올라가는지 묻고 티켓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 캠프 체크인 (렌탈샵/게스트하우스 바로 왼쪽에 작은 오두막이 있는데 거기에 보면 lesson check-in 이라고 써있는데요, 거기서 이름 말해주면 체크인하고 이름이 새겨진 리프트 카드를 줍니다. 리프트 카드는 잠바나 소매 부분에 달 수 있도록 플라스틱 줄도 같이 줘요.)
* 스키 장비 렌탈이 필요할 경우, 렌탈샵에 가서 렌탈 진행 (줄 서 있으면 담당직원이 와서 아이 발 치수를 재고 그에 맞는 스키 부츠를 가져다주는데요, 제가 제 아이 뿐만 아니라 아이 친구들도 데려가서 부츠 렌탈을 해본 경험에 따르면 10중 9은 부츠가 너무 작다 징징댑니다. 하지만 그렇게 여유없이 딱 맞게 하는 게 맞는 거라고 하네요. 스키 부츠 맞춤 샵에 가서 부츠를 맞출 때 들은 조언이기도 하니, 아이가 징징댄다고 바로 바꿔주지 마시고 원래 그런거다라고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수업 10분 전까지 대기 장소에 집합 (아래 사진처럼 깃발들이 세워진 곳으로 가면 되는데요, 거기서도 직원들이 데스크를 놓고 앉아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 가면 몇 번 깃발에 가서 줄을 서면 되는지 알려줍니다. 등록 후 받는 이메일에는 수업시간에 늦을 경우, 얄짤없이 안기다리고 출발한다 이렇게 써있는데 제 아이 때 보니까 어떤 아이가 15분이나 늦었는데 다 기다려주더군요. 근데 또 끝나는건 아주 정확하게 했습니다;;)
* 수업 진행 (물어본 결과 2.5시간 캠프의 경우, 중간에 쉬는 시간은 따로 없고, 때문에 물이나 간식 역시 필요없다고 하네요.)
* 수업 종료 (돌아오면 코치가 부모들에게 간단하게 아이 스키 수준에 대해 설명해준 뒤 끝납니다.)
밴쿠버 시무어 스키 캠프의 장점과 단점을 간략히 적어볼게요. 경험에 입각하여 적은 것이니 다른 분들과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장점.
1. 약간 더 저렴하다.
2. 접근성이 좋다. (노스 밴쿠버 위치. 어지간한 곳에서는 1시간 내로 갈 수 있음)
3. 초보자들에게 좋은 코스가 많다.
4. 부모나 다른 형제들은 기다리는 동안 스키코스 바로 옆에 있는 썰매장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단점.
1. 지상에서 리조트까지 차로 15-20분 가량 올라가야하는데 가는 길에 눈이 많이 쌓일 수 있어서 스노우 타이어나 올웨더 타이어가 필요하다. (대신 리조트에서 눈은 열심히 치우기 때문에 올웨더 타이어로도 괜찮은 것 같다.)
2. 레스토랑이나 렌탈샵 등 시설이 약간 낡은 편이다. (그렇다고 아주 불편하진 않음)
3. 공용공간에서 와이파이나 콘센트 등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기다리실 분들은 미리 영상 다운로드나 책 등을 챙겨가시라.
4.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 부대시설이 미약하다. (작은 레스토랑 한 개, 아주아주 아담한 해롤드 카페 하나. 해롤드 카페에서는 1불이면 족할 드립 커피를 7불에 팔고 있는데 산 위이니 그 정도는 이해해줄만해요.)
아이가 캠프에 있는동안 저와 제 배우자는 해롤드 카페로 걸어가서 커피를 한잔 했는데요, 가는 길에 보니 썰매장(토바게닝)이 있더군요.
바로 스키 코스 옆에 있는데요,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고, 비용은 2시간마다 19불이라고 적혀있었으니 참고하세요.
썰매가 없을 경우, 슬라이딩 매트를 살 수 있는데 무려 15불이나 합니다. 캐나디언 타이어나 월마트에서는 아마 5불 내외가 아닐지..
보니까 봄방학 주말인데도 아주 한가했고요, 엄청 재밌어보였어요. 스키보다 전 썰매가 더 타고 싶더라고요 ㅋㅋ
가격도 저렴하고 눈 구경도 실컷 할 수 있으니 스키가 부담스러운 분들은 아이들 데리고 썰매장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밴쿠버에서 스키장을 가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아래 댓글로 달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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