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비행기를 타고 발리를 떠나서 한가한 평일 오후 1시 30분 가량에 싱가포르에 착륙하였다. 이번이 싱가포르 2번째 방문인데, 발리에 있을 시간을 연장하기 위한 사회문화비자 발급을 위해 온 것이다. (싱가포르가 보통 이 비자가 가장 확실히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발리에서 2시간 거리라 왔다갔다 하기도 좋다.)
비행기안에서 내리자마자 발리와는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비슷한 얼굴의 사람들인데 훨씬 세련되고 매너가 좋다. 공항은 신식은 아니지만 깨끗하며 영리한 동선으로 짜여져있다. 짐을 찾아나오니 호텔에서 보낸 기사가 이름을 들고 서있다. 시원하게 쫙 뻗은 도로를 달리는데 막 비가 내려서인지 길들이 오점 한 개 없이 깨끗하고 양 쪽에 솟아오른 야자수들은 마치 LA를 연상케한다. 공항과 시내는 멀지 않아서 곧 빌딩숲으로 진입하는데, 발리에서 두 달 가량 있었다고 이 광경들이 그저 신기하고 새롭다.
하지만 우리 호텔은 전혀 다른 느낌. 이 빌딩 숲 사이에 껴있는 오래된 공장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호텔로 이렇게 생겼다.
오늘 아침에 조식 먹고 올라오는 길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찍어봤음.
방도 뭔가 근대적 분위기와 현대적 시설이 공존한다. 좁지만 편안하다. 방이 30개밖에 없는 작은 호텔인데 서비스와 위치가 정말 좋아서 예약잡기가 힘들었다. 저번에 싱가포르 왔을 때 예약하려고 했었는데, 예약이 다 차서 다른 호텔들을 잡았었더랬다. 그런데 이번엔 예약 성공. 물론 좋았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인가. 벤츠로 공항 픽업을 무료로 나오는 정성이나 스태프들이 무지하게 친절하지만, 방은 어쨌거나 좁고, 아침식사는 맛도 없고 종류도 별거 없어서 내일부터는 그냥 늦잠자고 근처 카페를 가기로 했다. 아무튼 기록상 방 사진들을 남겨본다.
커피 무료. 요즘 이런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으면 좋은 호텔 축에 못들지..
좋은 점 하나 더. 미니바에 들어있는 모든게 무료로 제공된다. 냉장고 위에 있는 간단한 과자도 마찬가지.
고객과의 약속이 오차드 로드의 소머셋의 커피숍에서 있었다. 작년 여름부터 메일로만 연락하였던 분인데 드디어 실물을 뵙게 되어 감격스러웠다. 싱가포르에서 사시면서 멋지게 커리어를 꾸려나가시는 여성분이셨는데, 정말 사랑스럽고(?) 멋지신 영국인 신랑님과 함께 나오셨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2시간을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는데, 근처 쇼핑몰에서 기다리던 남편은 내가 찾았을 때 거의 기절 상태로 있었음. 배고프다고 입이 나와있어서 달래면서 맛집 찾아다니느라 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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