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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럽

피렌체 벼룩시장 나들이

by 레잇블루머 2015. 3. 11.

매월 둘째 주 일요일에 Basilica di Santo Sprito 앞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 이걸 원래 알고 갔던건 아니고 그냥 점심먹으려고 슬슬 걸아가다 보니 이렇게 성대하게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더라. 꽤나 볼만한 게 많았고 골라오고 싶은게 가득이었는데 트렁크 1개에 인생을 이고지며 사는 요즈음이라 극히 자제하며 구경했다. 여느 시장들에 비해 가치있어보이는 골동품들이 많았고 내가 특히 마음에 들었던 물품들은 오래된 액자와 삽화들. 겨우 5유로면 진짜 나무로 만든 빈티지 액자를 살 수 있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못삼 ㅠㅠ 이 외에도 귀여운 엄마오리와 아기 오리를 새긴 청동 벽고리라던지 구제 프라다 구두 등이 눈에 띄었는데 다 그림의 떡. 나중에 집 사고 자리 잡고 또 오게 되면 마구마구 쓸어가리라 결심했다. 


트렁크에는 못 넣어도, 채워도 채워도 언제나 비워지는 내 배에는 넣을 수 있는 음식이나 맛보아야지. 

이 푸드 트럭에서 파니니와 맥주를 하나 사먹고는 계속 구경을 했다. 



이번 벼룩시장에서 단연 인기가 있었던 부스는 바로 여기. 

직접 만든 꿀과 화장품들을 파는 곳이었다. 



어찌나 꿀병 뚜껑이 예쁜가! 

이탈리안들은 그 컨텐츠는 어떨지 몰라도 패키징 하나는 끝내주게 한다. 





바로 옆에는 직접 채취한 프로폴리스와 허브들을 이용해 만든 영양제와 화장품들이 즐비했는데, 이탈리안 여성들이 여기에 완전 몰려들어서 두 손 가득 사고 있었다. 


보니까 가격도 엄첨 저렴. 비누부터 크림, 데오드란트, 립밤 등 종류도 다양한데 가격이 다 2-7유로 사이이다. 



나도 그래서 몇 개 골라와봤지롱. 


우선 복숭아씨로 만든 스크럽제. 6유로인가 7유로였던거 같고.. 


이건 아르간 오일로 만든 샴푸. 4유로였던가.. 5유로였던가.. 아, 이 기억력.. 


그리고 대망의 카렌듈라 크림. 

카렌듈라는 극성건조 피부에 좋은걸로 알고 있는데, 무려 20%의 비율로 카렌듈라가 들어간 크림이다. 판매하던 아주머니 말씀으론 너무 건조해서 근지러울 정도가 된 피부에 좋다고. 요새 내 남편이 피부 건조증으로 박박 긁어대고 있어서 딱이다 하고 구입했다. 7.5유로. 

집에 와서 써보니 향도 좋고 뭔가 정말 자연재료를 듬뿍 넣은 느낌이라 급 관심이 생겨 이 업체(?)를 검색해보았다. 이 업체 이름은 Apicoltura Tortelli. 

웹사이트가 있길래 들어가봤는데, 


매우 흥미로움. 구글 번역기를 돌려보니 뭔가 가족 경영식으로 벌꿀 및 프로폴리스 채집을 해오고 있고, 이 효용을 이용한 제품들을 만들어서 토스카니 지방의 지역 마켓들이 열릴 때마다 이동하며 판매하는 시스템이었다. 

더 욕심을 부려 사오지 않은게 조금 아쉽네.. 


이번주 토요일이면 피렌체를 떠난다. 한달이 벌써 이렇게 지나가버린것. 이제 로마로 가서 일주일 있다가 다시 파리로 돌아가는데, 벌써 2달 일정으로 왔던 유럽 여행이 그 끝을 향해 빠르게 치닿고 있는 듯 하여 벌써부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