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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발리

발리에서의 일상 그리고 생애 첫 스쿠터 구입

by 레잇블루머 2015. 6. 10.

잘 지내고 있다. 

밤마다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합창과 게코의 울음소리도 익숙해졌고, 옆집에서 불어오는 소똥 냄새 바람도 싫지 않다. 

어쨌거나 블로그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내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는 증거. 아. 지난 6개월간은 정말 일이 많았다. 

우리집 데이베드에서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다가 하늘을 봤더니 이뻐서 카메라로 손을 뻗어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내가 이 예쁜 자연에 둘러싸여있는데, 고작 스마트폰으로 기분 나쁜 뉴스나 보고있어야겠어?'


우리집 나의 사무실. 

저 책상에 앉아서 작업을 한다. 웨딩이 있는 날엔 나가서 현장을 보고 오지만, 그게 아니면 그냥 여기 주구장창 앉아있다. 저기 앉아있으면 바로 옆집에 사는 프랑스인 가족이 틀어놓는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데,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음악을 듣는건 고역이지만 그나마 그 가족의 음악 취향이 내 마음에 들어서 배경음악이다 생각하고 방해받지 않고자 노력하고 있다. 



어제 해먹은 메밀소바. 

발리에 파파야 슈퍼마켓이라고 있는데, 다양한 일본 식재료와 더불어 한국 음식들도 판다. 거기서 얼마전에 된장, 고추장, 미림 등 한국음식 필수 식재료들을 구입해왔다. 저 메밀소바는 마른 국수형태로 파는건데, 4분만 삶아서 찬물에 헹구면 쫄깃하게 식당에서 파는 것 못지않게 맛있는 소바국수가 완성된다. 더운 한낮에 만들어서 시원하게 잘 먹었다. (그나저나 사진으로 보니, 저 양념장 그릇에 묻혀진(?) 와사비가 참 보기 그렇구나..;;)


우붓 사는 친구를 만나기로 해서, 남편이 커피 좀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우붓의 유명한 세니만 카페에서. 

세니만 블렌드 커피빈으로 샀는데, 솔직히 너무 타버리게 로스팅해서 실망이었다. 

사실 나는 남편이 왜 그렇게 세니만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 거의 스타벅스보다 더 과하게 로스팅을 해서 항상 탄맛의 진한 카페인 듬직한 커피가 못미덥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정해야하는건 이 발리에서 이런 커피전문점을 만들어서 비커에 과학실험하듯 커피를 내리는 스타일을 창조한 주인의 추진력.




발리에 와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했던게 바로 이동수단 문제. 

하루에 5만원 하는 운전기사를 계속 고용하자니 너무 출혈이 컸기 떄문이다. 그렇다고 차를 덥석 사자니 몇 백에서 천만원까지 하는데, 얼마나 발리에 오래 있을지도 모르고, 차를 렌탈하자니 하루에 20-30달러로 여기에 10달러만 추가하면 운전기사가 함께 오니, 직접 운전하고 다니기는 아쉽고. 고민고민 끝에 스쿠터를 사서 이걸 주로 타고다니고 멀리 가거나 장볼 일이 있으면 그때그때 운전기사를 고용하기로. 

그리하여 중고 스쿠터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현지 친구가 추천해준 olx.co.id에서 이런 스쿠터를 발견. 아, 맘에 들었어~ 바로 연락. 



처음엔 영어로 말을 걸었다. 

답 없음.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다시 보냈더니 답이 왔다. 아래는 오고간 대화. 이거 현지인 친구한테 보여줬더니 기절하게 웃더라.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바하사를 잘하게됬냐면서 ㅋㅋ 



스쿠피를 보고 사러갔는데, 더 맘에 드는 녀석이 있었다! 바로 이 녀석~ 가격도 10만원 정도 저렴한데 1년 더 어린 귀여운 야마하의 중고 스쿠터. 보자마자 반해서 이 녀석으로 결정. 약간 돈을 걸고 왔다. 내일 오전에 집으로 배달해주는데, 너무너무 설레인다. 꺄아아아아~~~ 이걸 타고 앞으로 슝슝 달려보겠어!!! 부우~~~~~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