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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발리

3주간의 초대

by 레잇블루머 2015. 7. 18.

그저께 나의 좋은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인 언니와 언니의 남편분께서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총 3주간 우리집에 머물다 가셨는데,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너무나 즐겁게 보냈다. 아래는 함께 보낸 시간들의 기록. ㅎㅎ 


우리 집이 발리 번화가에서 떨어져있고 식당을 가려면 스쿠터나 차를 무조건 타야해서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요리를 자주 했어야 했는데, 하루는 일본 슈퍼마켓에서 사온 김을 이용해서 샐러드 김밥을 만들어먹었다. 언니가 김밥을 이렇게 잘 마는지, 또 그렇게 김밥을 좋아했는지는 처음 알았다. 10년을 넘게 알고 지낸 언니인데, 언니가 이정도로 김밥을 좋아하시는지 이제야 알았다니. 어떤 것들은 정말 같이 살아봐야(?) 안다고, 이번에 그런걸 많이 느꼈다. 


김밥을 잘 마는 요령을 언니가 가르쳐주었는데 우선 저 정도로 밥을 펴고 말 때 밥과 밥이 만나도록 해야한다는것. 밥과 김이 만나면 금방 떨어지거나 옆구리가 터질 수 있단다. 오오. 내가 말 때마다 김밥 옆구리가 터졌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이렇게 잘 말아서, 맛있게 먹었다. 


아래는 완성작. 

한국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김밥 재료들이 여기는 없으므로, 우선 집에 있는걸 대충 모두 때려넣었다. 오이. 참치. 계란. 색깔은 알록달록하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재료들 위주라 정말 맛있었다. 


아래는 언니 남편분이 끓여주신 엄청난 라면! 무려 새우, 치킨, 숙주, 양파, 마늘 등이 부재료로 들어간 화려한 라면이다. 언니 남편분이 입담이 워낙 좋으시고 재치있는 분이셔서 3주간 큰 웃음 주시고 갔다. 이렇게 맛있는 라면도 끟여주시고, 스테이크를 잘 구우셔서, 몇 날 밤을 훌륭한 스테이크에 와인을 곁들이며 즐겁게 보냈다. 


아래는 남편들 놔두고 언니와 파트너 미팅 갔던 날, 점심을 먹었던 세미냑의 코너 하우스. 아주 세련된 느낌의 레스토랑이자 카페였는데, 역시 세미냑답게 가격대는 있지만 맛도 괜찮고 분위기가 편안해서 가끔 한국에서 좋은 카페 가던게 그리워지면 올만하겠다 싶었다.


이건 내가 시켰던 퍼플 주스. 과일이랑 야채가 다양하게 들어간... 비트가 들어간 거밖에 기억이 안나네..;;



언니가 시켰던 토르텔리니. 약간 버섯이 짰단다.


양이 부족할 듯 싶어 나눠먹기로 하고 시킨 니스풍 샐러드. 니스 샐러드는 어디서 시키든 절대 실패하지 않는듯.


내가 시킨 칠리 새우 링귀네. 이건 맛 좋았다. 이런 파스타 가격은 한국돈으로는 7-8천원 하는데, 여기 물가로 치면 거의 4-5만원 느낌이라 나중에 한국가서 삼청동이나 가로수길 식당 가면 아주 후덜덜해질거 같다. 


맛있게 먹고 언니랑 내가 발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게인 메르크르디에 갔다. 여기는 정말 내가 전 세계에서 제일 좋아하는 가게라해도 무방한데,  예쁜 담요, 쿠션 커버, 테이블 매트, 소품 등을 파는 곳이다. 프랑스인과 발리인이 합작하여 만든 가게인데, 센스가 어찌나 좋고 품질도 좋은지 이 작은 가게를 들어갔다하면 한 시간은 기본으로 입을 쩍 벌리고 구경을 한다. 물론 많이 사오기도 사오는데, 가격이 결코 싸지는 않아서 몇 개 못사온다. 흑흑. 열심히 일해야지. 




제인 오스틴 책에 보면 이웃들이나 지인, 친척들끼리 서로 초대하여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씩 서로의 집에 오가며 왕래하며 친분을 쌓는데, 뭔가 언니와 언니 남편분이 오셨을 때 비슷한 느낌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가끔 만나서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했지만, 같은 공간에 머물면서 지내는건 확실히 달랐다. 더 깊이 있게 알게되는 느낌. 아주 즐거웠고, 더 잘 알게되었으며, 함께 맛있는걸 먹고 좋은 대화들을 나눌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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