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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발리

게코 관찰기 1

by 레잇블루머 2015. 8. 6.



우리 집에는 여러 마리의 게코(Gecko)들이 산다. 내 새끼손가락만한 녀석들이 2-3마리 있는 듯 싶고, 손바닥보다 더 큰 녀석이 한 마리 지붕 아래에 진을 치고 있다. 발리의 지금 집으로 이사와서 산지 두 달 가량 되었는데, 그간 게코와 동거하면서 발견한 바들을 짤막하게 기록해보고자 한다. 


# 게코들은 똥쟁이들이다. 

: 주로 벽이나 천장위를 붙어서 이리저리 이동하며 지내는 게코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똥을 싸댄다. 다행히 오줌은 안싸는듯 싶은데, 그래도 검은 쌀알만한 똥을 여기저기에 싸놓으면 하루에 한번쯤은 그 위를 밟고 지나가게 된다. 게코 똥은 검은쌀알에 하얀 쌀눈이 붙어있는 것처럼 생겼고, 바로 싼 직후가 아니면 발견할 즈음에는 말라서 집어올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방문을 열고 나서보면 게코들이 거실 바닥에 싸질러 놓은 똥들이 지뢰처럼 곳곳에 있다. 우리 펜반투가 오면 제일 먼저 하는게 이 똥들을 쓸고 가구에서 털어내는 일이다. 


# 게코들은 정말 크게 운다. 

: 몸집에 비하면 소리가 정말 크다. 단계식으로 끼꾹 끼꾹! 끼꾹!! 끼꾹!!!!!!!!!!! 이런식으로 볼륨을 10 정도에서 시작해서 1000까지 올리는 느낌이다. 새벽에 가끔 울면 자다가 시끄러워서 꺨 정도이다. 대체 왜 우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였다. 


# 게코는 우리집을 자기집으로 생각한다. 

: 게코가 똥을 아무데나 싸고 가끔은 베개 위나 소파 위에도 싸놓는 바람에 당황하는 경우가 있어서 집안에서 내보낼까 생각을 하고 검색을 했다. 근데 게코들은 자기 영역이 있어서 웬만하면 그 구역을 떠나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 어떤 게코랑 같이 살기 싫다면 이 녀석이 도저히 찾아올 수 없는 멀리로 데리고 가서 거기에 놓아주어야 한다고. 그 정도로 이 녀석들이 싫은 건 아니라 우선 같이 잘 살아보기로 했다. 




우리집에서 가장 큰 대장 게코이다. 어제 밤에 발견하고 이때다 하고 사진을 찍어보았다. 



원래 눈이 반짝 거리는건 아닙니다...;; 후레시를 터트렸더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