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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발리

TWG 아이스티, 이렇게나 비싼 아이스티

by 레잇블루머 2015. 7. 26.



이번 싱가포르 여행 중 TWG 티샵이 예쁘길래 들어가서 몇 개 사가지고 왔다. 

TWG는 2008년에 싱가포르에 설립된 차 회사인데, 한국에도 들어와있다. 

그래도 싱가포르에서 처음 생긴 티 브랜드이니 기념품으로 사들고 올만하겠다 싶어 몇 개 사들고 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아이스티다. 

알폰소. 


발리로 돌아가서 아이스티를 만들어 먹으면 참 좋겠다 해서 40 싱가포르 달러나 주고 사왔는데, 

포장을 열어보고 크게 실망했다. 




이렇게 딸랑 6개만 들어있었기 떄문이다! 

40싱가포르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거의 3만원대 후반인데, 그럼 대체 이 티백 하나가 얼마란 소리야. 6-7천원 한다는 말이다. 


어떤 맛인지 보자. 부들부들.






박스에 적혀진 레시피대로 0.5 리터 정도의 뜨거운물을 만들어서 티백을 넣고 5분간 우린다. 




그리고 거기에 물과 어름을 넣고 마신다. 







맛? 좋다. 열대과일의 향이 잘 블렌드된 괜찮은 아이스티이다. 

그러나 6개 티백에 4만원의 가치가 있느냐? 

아니오. 


난 항상 이렇게 패키징과 가게 분위기에 이끌려서 과소비를 하고 마는데, 이번이 또 그러했다. 물론 알면서도 가끔은 '그래도 먹어봐야 알지.'하면서 스스로 그 덫에 걸리고 만다. 같이 사온 리프티도 좋긴 좋다.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잎 차에 좋은 향으로 블렌드한 것일 뿐이다. 가격의 5할은 예쁘장한 포장지와 잘꾸며놓은 가게, 그리고 가게 자리세로 지불한 것일테다. 뭐, 가끔 사치를 부리는 것도 즐거울 때가 있지만, 아무튼 이 트윙스 아이스티는 나를 놀라게 했네. 한 2만원 정도면 딱 좋았을걸 그랬다. 


이 티를 마시며 다시한번 생각했는데, '돈은 이렇게 버는거다.'라는 거. 요즘같은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건 포장이다. 내용물은 적당히 실하면되는거고 가게 분위기나 포장지를 그럴싸하게 비싸게 만들면 사람들은 사게 되어 있다. 티 자체가 아주 훌륭해도 포장이 부실하고 촌스러우면 의심을 품게된다. 슬픈 현실이지만 내가 스스로 작은 사업을 하고 있어서인지 이따금씩 이런 생각들이 가슴을 후비며 치고 들어온다. 나는 아무래도 사업 체질은 아닌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