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사는 이민자분들이 우스개 소리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캐나다는 재미없는 천국,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다.
극단적인 표현이긴 한데 캐나다 살다보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확 와닿습니다. 특히나 요즘같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집에만 갇혀있어야 하는 때에는 더더욱 이 아름다운 천국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한편 한국은 얼마나 재미있나요. 여전히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가고 말도 안되는 뉴스들이 터져나와도 한국은 할거리도 많고 만날 사람도 많고 하루하루가 흥미진진합니다.
한편 캐나다에서 이민자로 사는 저에게는 가끔 외식을 하거나, 간만에 날잡고 친구집에 놀러가거나 (또는 친구를 초대하거나), 자연을 찾아 캠핑장이나 해변을 가는 정도가 하루의 가장 큰 이벤트입니다. 비록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앞의 두 개는 현재 할 수 없지만요.
닫혀있는 국립공원이나 해변이 여전히 많습니다만, 열려 있는 해변 한 곳을 어제 찾아갔습니다.
이름도 예쁜 초승달 해변(Crescent beach)입니다.
CRESCENT BEACH, SURREY, BC, CANADA
저희 집에서 가까운 화이트락(White rock) 쪽 해변은, 그 쪽에 사는 원주민들(first nation)이 아직까지 대중의 출입을 꺼려하는 관계로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공식적으로 열려있지 않은 상태이며 주차 또한 불가능합니다. (* 식당이나 카페 앞에 15-30분 단위 짧은 주차는 가능합니다.)
화이트락 비치에서 차로 10-15분만 가면 초승달 해변이 나오는데요, 좀 더 한적한 분위기입니다. 화이트락은 좀 더 관광지 느낌으로 앞에 카페와 식당들이 마린 드라이브를 따라 쭉 이어져있는데요, 초승달 해변은 주택가가 형성된 부유한 해변 마을의 느낌이랄까요. 식당이나 카페가 별로 없으니 되도록 음식과 음료를 챙겨가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다 바람.
따스하게 쏟아지는 햇살.
기분좋게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눈이 마주치면 방긋 웃어주는 캐내디언들과의 짧은 인사.
이런 날들은 내가 캐나다에 살고있다는게 더없이 행운처럼 느껴집니다.
초승달 해변은 수십 킬로미터로 산책로를 형성하며 길게 늘어져있는데요, 이 중 제가 방문한 딱 이 스팟의 이름은 블랙키 스핏 파크(Blackie Spit Park)입니다.
주차는 무료이며 꽤나 넓은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보통 한가한 편이나, 현재 화이트락 해변이 닫혀있어 이 쪽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추세라 타이밍이 안좋으면 주차자리 찾기가 꽤 어렵습니다.
주차장 내 공공화장실이 있으며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있으니 되도록 이용을 피하는 게 좋겠지요.
현재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여가는 자연뿐인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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