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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코 관찰기 1 우리 집에는 여러 마리의 게코(Gecko)들이 산다. 내 새끼손가락만한 녀석들이 2-3마리 있는 듯 싶고, 손바닥보다 더 큰 녀석이 한 마리 지붕 아래에 진을 치고 있다. 발리의 지금 집으로 이사와서 산지 두 달 가량 되었는데, 그간 게코와 동거하면서 발견한 바들을 짤막하게 기록해보고자 한다. # 게코들은 똥쟁이들이다. : 주로 벽이나 천장위를 붙어서 이리저리 이동하며 지내는 게코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똥을 싸댄다. 다행히 오줌은 안싸는듯 싶은데, 그래도 검은 쌀알만한 똥을 여기저기에 싸놓으면 하루에 한번쯤은 그 위를 밟고 지나가게 된다. 게코 똥은 검은쌀알에 하얀 쌀눈이 붙어있는 것처럼 생겼고, 바로 싼 직후가 아니면 발견할 즈음에는 말라서 집어올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방문을 열고 .. 2015. 8. 6.
어제 하루: 스쿠터 동승, 일본 라면가게 에이오바, 밤새 폭우 어제는 하루종일 오른쪽 어금니 자리가 아팠다. 처음에는 충치가 생겼나하고 열심히 양치하고 가글을 했는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충치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발리에 오기 직전에 치과에 갔었는데 충치가 없다고 하여 어금니 레진만 교체했었기 때문에 이 갑작스러운 치통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중 남편왈 "사랑니 아니야?" "아닐텐데, 나 사랑니 뽑았었는데..." "언제?""예전에. 20대 초반에.""어느쪽?""......."그렇다. 내 기억력은 정말 이 정도로 형편이 없는 것이다. 사랑니를 뽑은 사실만 기억을 하고, 어느 쪽을 뽑았는지 몇 개를 뽑았는지는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다. 이 대화 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손가락으로 오른쪽 어금니 뒤를 만져보니 살짝 돋은듯한 이빨같은 게 느껴지.. 2015. 8. 3.
TWG 아이스티, 이렇게나 비싼 아이스티 이번 싱가포르 여행 중 TWG 티샵이 예쁘길래 들어가서 몇 개 사가지고 왔다. TWG는 2008년에 싱가포르에 설립된 차 회사인데, 한국에도 들어와있다. 그래도 싱가포르에서 처음 생긴 티 브랜드이니 기념품으로 사들고 올만하겠다 싶어 몇 개 사들고 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아이스티다. 알폰소. 발리로 돌아가서 아이스티를 만들어 먹으면 참 좋겠다 해서 40 싱가포르 달러나 주고 사왔는데, 포장을 열어보고 크게 실망했다. 이렇게 딸랑 6개만 들어있었기 떄문이다! 40싱가포르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거의 3만원대 후반인데, 그럼 대체 이 티백 하나가 얼마란 소리야. 6-7천원 한다는 말이다. 어떤 맛인지 보자. 부들부들. 박스에 적혀진 레시피대로 0.5 리터 정도의 뜨거운물을 만들어서 티백을 넣고 5분간 우.. 2015. 7. 26.
발리에서의 삶 그리고 몇 가지 새삼스러운 발견들 발리에 집을 처음 얻고 생활을 해나가면서, 발견한 신선하게 다가왔던 사실들을 적어본다. 1. 지하수를 끌어다 쓴다. : 수돗물이 아닌, 지하수를 펌프로 끌어 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발리의 상당 수 집들이 이렇게 하고 있으며, 실제로 우리가 2-3주 집만 보러 다녔을 때 외국인 빌라들의 80%도 지하수를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물론 수돗물도 원하면 사용할 수 있으나 수도관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 있고, 비용도 만만치가 않으므로 대부분의 발리인들은 지하수를 쓰는 듯 싶었다. 지하수를 쓰면 무제한으로 써도 물값 자체는 안든다는 사실이 마음 편하지만, 다음과 같은 단점들이 있다.- 전기로 펌프하기 때문에 약간의 전기세가 든다는 점 (때문에 가끔 정전이 되면 자동적으로 물도 못쓰게 된다.)- 갈수록 발리의 자연환.. 2015. 7. 26.
내가 김치를 담그게 될 줄이야! 2015년 7월 23일. 생애 처음 김치를 담구어보았다. 이유인즉슨, 1. UBUD DIRECT 에서 주문한 배추가 김장배추 사이즈로 커서 이걸 어떻게 조리할지 고민하다가2. 마침 먹다남은 찬밥 1공기가 냉장고에 있었고, 3. 마침 고추가루, 생강, 마늘, 양파가 있었으며, 4. 액젓을 대체할만한 태국식 피쉬소스가 있었으므로, 이 모든 요건이 김치를 만들 수 있겠다 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던 것. 물론 재료가 무지하게 협소했으므로 최소한의 것들만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하다보니 '아니 뭔 소금을 이렇게 많이 넣어?' 깜놀해서 소심하게 소금을 넣어서 이 김치가 산으로 갈지 강으로 갈지 모르겠다만, 어찌되었건 어제 5시간 배추를 절이고, 속양념을 만들어서 버물버물했더니 이렇게 완성되었다. 맛은?아직 안먹어봐서 .. 2015. 7. 24.
가장 자주 생각나는 한국음식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라 오래 외국에 나와있어도 먹는걸로 고생하고 그러지는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떡볶이를 비롯한 매운 음식들. 물론 전 세계 어딜가나 매운 고추를 찾는건 어려운 일이 아니므로, 매운맛이 땡길 때는 고추를 사다가 쫑쫑쫑 썰어서 곁들여 먹거나 요리해먹으면 되지만, 떡볶이만은 원하는 때마다 먹기가 힘들다. 바로 떡을 구하기 힘들어서! ㅠㅠㅠ 발리에 이제 웬만한 한국 식재료는 다 있는거 같긴한데, 제대로 된 떡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파파야 슈퍼마켓에서 한번 보긴했는데, 정말 부실한 냉동떡인데다가 비쌌다.) 그런데 이번에 구세주처럼 나의 파트너언니가 발리에 오실 때 떡볶이 떡을 사들고 오셔서 이걸 냉동실에 넣어두고 정말 땡길때마다 해먹어보고 있다. 어제가.. 2015. 7. 22.